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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간 양육비 거부 '배드 파더'…받아 낼 방법이 없다

  • LV 15 아들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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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2303
  • 2019.02.14 19:37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한 신상공개, 아동학대 처벌을 꼭 해야 합니다. 그래야 연락이라도 받지, 아니면 꼭꼭 숨어 버립니다."

전남편으로부터 17년째 양육비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박모씨(48)가 끝내 눈물을 보였다. 이혼 무렵 100일 정도밖에 되지 않았던 딸은 이제 고등학생이 되어 대학 입학을 불과 1년여 앞두고 있다.

연락이 끊겼던 전남편과 가까스로 연락이 닿은 것은 양육비 미지급자 신상공개 사이트인 '배드 파더스'에 전 남편의 신상을 게시하고 1인 시위에 나선 뒤였다. 그러나 박씨의 전 남편은 "줄 돈이 없다"며 양육비를 일괄 지급하는 대신 다달이 최소한의 금액만을 주겠다고 말했다. 딸을 꼭 대학에 보내고 싶은 박씨가 이를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다. 


박씨는 "재판에서 감치 명령이 나왔는데도 도망가는 사람의 말을 어떻게 믿는가"라며 "법원을 쫓아다니기를 수 년인데 지금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어떻게 살 지 막막하고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라 길에서 쓰러진 적도 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박씨와 같이 양육비를 지급받지 못해 고통받고 있는 당사자들이 법 제도의 미비함을 바로잡기 위해 직접 나섰다. 양육비 해결모임(양해모)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육비 미지급은 아동의 생존권인 기본권 침해"라며 헌법소원 심판청구를 접수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양육비 미지급 당사자와 그 자녀들을 비롯해 모두 30여명이 참석했으며, 헌법소원 청구인단으로는 총 250명이 참여했다.

이번 헌법소원은 입법자가 헌법상 입법 의무가 있는 사항에 대해 입법을 하지 않은 '진정 입법 부작위'에 대해 제기하는 것으로, 한국의 양육비 지급 제도가 미비해 사실상 법이 없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청구인단의 주장이다.

법률대리인을 맡은 이준영 변호사는 "한국의 양육비 미지급률은 80%로, 정말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양심 있는 사람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부 주지 않는 것"이라며 "한국의 양육비 제도는 선진국과 비교해 없다시피 부실하고 기본권 침해를 방관할 수 없어 헌법소원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행법상 이혼한 배우자가 양육비를 주기로 약속하고도 이행명령을 3번까지 어길 경우 법원이 최대 30일까지 구치소에 가두는 '감치 명령'을 내릴 수 있기는 하지만, 감치를 감수하거나 도망을 다닌다면 실질적 강제수단으로 작용하지는 못하기에 사실상 제도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양해모는 이미 시행된 양육비 관련 법률과 앞으로 시행될 법률에 대한 기본권 침해 등 앞으로 총 4회에 걸쳐 헌법소원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현재 여성가족부가 발의를 추진하고 있는 신상공개, 출국금지, 면허정지, 형사처벌 등 4가지 제재를 포함한 양육비 관련 법안이 불충분할 경우 이에 대해서도 위헌 여부를 다툴 방침이다.

이 변호사는 "신상공개는 성범죄자나 임금을 주지 않은 사업주들에 대해 실시하는데, 양육자의 육체적·정신적 고통에 비춰 보면 (양육비 미지급) 사안이 이와 비교해 결코 가볍지 않다"며 "(배드 파더스) 신상공개 6개월만에 76명의 양육비 문제가 해결돼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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