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으로...

세차권에 수억 뒷돈… ‘닦고 막고’ 아파트 주차장서 밤샘 전쟁

  • LV 15 아들래미
  • 비추천 0
  • 추천 9
  • 조회 2303
  • 2018.12.07 13:34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서울 서초구의 A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 기자가 주차장을 돌아다니자 주차장 구석에 세워져 있는 두 대의 차량이 움직이더니 접근했다. 이들은 출장 세차 브로커가 고용한 직원들로 새로운 세차업체가 주차장에서 세차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매일 밤 ‘보초’를 선다.

직원들은 기자를 새로운 세차업자로 착각했는지 앞뒤를 차로 막았다. 40대 여성 직원은 “(세차) 아르바이트생이냐. 누가 여길 보냈느냐, 당장 나가라”고 위협했다. 기자가 주차장에 들어선 지 10분도 안 돼 세차업체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는 ‘새로운 외부 세차업체가 나타났다’는 글과 사진이 공유됐다. 소문을 들은 기존 세차업자들이 ‘지금 당장 A아파트 단지로 가겠다’는 답장을 보냈다.

서울 강남권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세차권을 둘러싸고 ‘세차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세차권은 아파트 주차장에서 입주민 차량을 외부 세차업체가 세차를 해주고 돈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 새벽 보초에 폭행 벌이는 ‘세차 전쟁’

세차 브로커는 세차권을 아파트관리소나 입주민대표회의 등에서 낙찰받아 세차업체에 팔고 수수료를 챙기는 업자다. 세차업자는 월 4만∼10만 원을 받고 매주 1∼3회 밤부터 새벽 시간 동안 주차된 차량을 세차한다. 서울 서초구에만 세차업체 10여 곳이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활동 중이다. 세차업자 C 씨는 “일부 세차권은 수천만∼수억 원의 뒷돈을 건네주는 방식으로 암암리에 거래된다. 강남구 고급 아파트에서는 10억 원이 넘는 금액으로 거래된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수천 가구 규모의 아파트에서는 1, 2개의 세차업체가 세차권을 독점적으로 행사한다. 이 때문에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는 기존 업체와 신규 업체 사이의 분쟁과 다툼이 계속 벌어진다. 세차권을 얻지 못한 세차업체는 수익을 낼 곳이 마땅치 않게 된다. 이 때문에 아파트에 와서 홍보를 하거나 입주민의 요청으로 세차 활동을 하다가 기존 세차업자와 다툼이 벌어지기 일쑤다.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D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신규 세차업체 사장 김모 씨(40)가 한 입주민의 차량을 세차 중이었다. 그러자 기존 세차업체 직원이 김 씨에게 욕설을 하고 폭행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쌍방폭행 혐의로 두 사람을 조사 중이다. 지난달 9일에는 입주민이 지하주차장에 세차 홍보 현수막을 걸어둔 차의 현수막을 떼어냈다가 재물손괴죄로 입건됐다.

○ 다툼 계속돼도 마땅한 제지 수단 없어

아파트관리사무소 측은 세차업체의 과도한 경쟁 때문에 독점 세차권을 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D아파트 관리소장은 “세차업체 사이에 경쟁이 과열돼 혼란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에 세차업체를 제한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주민은 주차장에서 벌어지는 험악한 분위기 때문에 공포감을 느낀다고 호소한다. D아파트 주민 E 씨(42)는 “여러 세차업체를 비교하고 선택할 권리를 빼앗긴 것 같다. 어떤 세차업체든 이용할 수 있어야 다툼이 없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독점 세차권이 주어지는 상황에서 계속되는 분쟁을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 경찰은 세차업체가 아파트에서 분쟁을 벌이는 것 자체를 막을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폭행같이 범죄 혐의점이 없으면 업체들을 주거침입죄로 체포할 권한이 없다”며 “세차업체가 주차장에 못 들어가게 막는 것은 아파트 경비업체의 몫”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7일에도 A아파트에서 세차업체끼리 분쟁이 생겨 경찰이 출동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자치구도 출장 세차업체의 분쟁을 나서서 손쓰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초구 관계자는 “공동주택은 입주자대표회의 등 내부에서 관장하기 때문에 자치구가 강제력을 갖고 세차업체를 쫓아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추천 9 비추천 0

트위터 페이스북 다음요즘 싸이공감 구글 북마크 네이버 북마크
이슈/토론 게시판 게시물 목록
번호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20645 93세 노인이 놀이터에서 초등학생 성추행함..ㄷㄷㄷㄷㄷ LV 3 조이준 04-23 54
20644 속보)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에게 희소식!!! LV 3 조이준 04-23 34
20643 속보) 포텐간 서울대병원 소아과 붕괴 대책 발표됌 LV 3 메생이전복 04-23 31
20642 범죄도시4 실시간 예매율 근황 LV 3 메생이전복 04-23 43
20641 [단독] 기내 난동 피운 한국인...인천 오다가 카자흐 비상착륙 체포 LV 3 메생이전복 04-23 34
20640 입사 100일 된 양주시청 20대 새내기 공무원 투신 LV 3 메생이전복 04-23 27
20639 초등고학년 남학생들이 8살 여자애 유인해 성폭행 시도 LV 2 멸치칼국수… 04-22 79
20638 90대 운전자, 후진하다 노인 4명 덮쳐 1명은 심정지… 경찰 "운전 미숙 추정" LV 2 멸치칼국수… 04-22 44
20637 [속보] 시민 선택은 국민연금 '더 내고 더 받기'... 소득대체율 50% 탄력 LV 2 멸치칼국수… 04-22 40
20636 헤어지자는 여친 살해한26세 김레아 대학생 신상공개 LV 2 멸치칼국수… 04-22 48
20635 교통비 환급’ K-패스 카드 오는 24일 발급 시작 LV 2 멸치칼국수… 04-21 78
20634 2027년 한국여성 50%가 50대 이상 ㄷㄷㄷ LV 1 망고시루 04-20 98
20633 길거리서 허공에 흉기 들고 '휙휙'…20대 남성 긴급체포 LV 1 망고시루 04-20 60
20632 [단독] 광주서 경찰관 3명,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부상 LV 3 조이준 04-19 97
20631 "옆집에서 악취가"..서울 강남에서 40대 남성 고독사 LV 2 한강데이트 04-19 100
20630 [속보] 정부, 의대 '2천명' 증원 물러섰다 LV 2 한강데이트 04-19 71
20629 부부싸움 후 생후 6개월 딸 아파트 15층서 던진 20대 엄마, '징역 7년' LV 2 한강데이트 04-19 53
20628 "쿠팡 로켓배송 잡는다"…네이버쇼핑, 당일·일요배송 시작 LV 1 파파라티 04-19 62
20627 부산 모 병원서 사라진 환자 외벽에 끼인 채 발견…결국 숨져 LV 1 파파라티 04-19 55
20626 [속보] 코로나19 진짜 엔데믹 온다…5월부터 병원서도 마스크 의무 해제 LV 1 파파라티 04-19 47
20625 이웃 택배 훔친 40대女, 경찰특공대와 대치 끝 검거 LV 2 공복엔금주 04-18 53
20624 [단독] 이미주, 축구선수 송범근과 열애 중…가수 스포츠 스타 커플 탄생 LV 2 공복엔금주 04-18 67
20623 베트남 신부의 속내 "한국 국적 따고 이혼이 목표" LV 2 공복엔금주 04-18 80
20622 광주 실종 여중생, 300km 떨어진 이천서 발견… 빌라 제공 남자 조사 LV 2 공복엔금주 04-18 67
20621 오늘 서울역 사고 .jpg LV 2 멸치칼국수… 04-18 81
20620 "엄마 빨리 와줘" 울면서 전화온 딸…급하게 달려갔더니 / JTBC LV 2 멸치칼국수… 04-18 55
20619 '1인가구 1000만 시대' 소형아파트 인기…잠실 12평 아파트 11억 LV 2 산뜻한백수 04-17 70
20618 ㄷㄷ현재 삼성성황.jpg LV 2 산뜻한백수 04-17 180
20617 베란다로 2층 여성집 침입한 3층男, 바지 벗고 TV 보다 도주 LV 2 산뜻한백수 04-17 70
20616 [단독] 부산서 대동맥박리 환자 또 사망…"대학병원에 수차례 전화했지만 거부" LV 2 산뜻한백수 04-17 51

조회 많은 글

댓글 많은 글

광고 · 제휴 문의는 이메일로 연락 바랍니다.  [email protected]   운영참여·제안 | 개인정보취급방침
Copyright © www.uuoobe.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