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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평모녀’ 여동생 “나라도 살려고… 언니·조카 죽음 신고 안해”

  • LV 14 아들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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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2303
  • 2018.04.19 21:16

생활고를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한 ‘증평 모녀’ 사건에서 숨진 어머니의 여동생은 조카와 언니가 차례로 숨진 상황을 다 알면서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언니의 신용카드와 도장을 훔쳐 마카오로 출국했고, 언니의 SUV 차량 매각 계획을 세운 뒤 입국해 차를 팔았다. 그는 조카와 언니의 시신을 차례로 목격했지만 “나라도 살고 싶어서” 신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충북 괴산경찰서는 19일 ‘증평 모녀’ 사망 사건의 어머니 A(41)씨가 네 살배기 딸을 먼저 숨지게 한 뒤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밝혀졌으며, A씨의 여동생 B(35)씨는 조카가 숨진 뒤 언니의 연락을 받고 찾아가 만났었다고 밝혔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11월 27~28일쯤 언니에게 전화를 받고 가보니 조카가 침대에 누워 있었고 언니는 넋이 나간 상태였다”며 “언니는 2시간 후에 자수할 테니 한 시간만 곁에 있어 달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B씨는 “다음 달 4일 언니 집을 다시 찾아가보니 언니가 숨져 있었다”며 “언니의 신용카드, 휴대전화, 도장을 훔쳐 3일 뒤 마카오로 출국했다”고 말했다. B씨는 “나라도 살고 싶어서 알면서도 신고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B씨는 마카오에 머물면서 언니의 SUV 차량을 매각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 2일 입국한 후 서울의 한 구청에서 언니의 인감증명서를 대리 발급받았고 언니의 도장, 차량 등록증 등 매매서류를 갖춰 중고차 매매상 C씨를 만나 지난 1월 3일 저당권이 설정된 언니의 차량을 1350만원에 팔았다.

하지만 이 차량은 캐피탈 회사로부터 1200만원의 저당권이 설정된 상태였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안 중고차 매매상이 B씨에게 저당권 해지를 요청했지만 해결되지 않자 A씨와 B씨를 사기혐의로 고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여동생은 언니의 죽음과 관련이 전혀 없다”며 “여동생에 대해 사기, 사문서위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A씨는 지난 6일 자신의 아파트 안방에서 딸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관리비 등을 계속 연체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관리사무소의 신고로 사망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부검 결과와 A씨 유서에 대한 필적 감정 결과, 외부인의 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모녀가 생활고 등에 시달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사실상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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