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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약국 찾아 삼만리..유명무실 휴일지킴이약국

  • LV 13 아들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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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2289
  • 2018.02.18 05:51
설 연휴 마지막날인 17일, 서울 중구의 휴일지킴이약국이 정상 영업 중이다.         


"체한 것 같아 휴일지킴이약국을 찾아갔는데 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대전 대덕구에 거주하는 이모(59)씨는 설 당일인 16일 오후 9시 동네의 휴일지킴이약국(당번약국)을 찾아 나섰지만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휴일지킴이약국제 홈페이지(www.pharm114.or.케이알)에서 확인한 뒤 찾아갔지만 문이 닫혀있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다른 약국은 걸어서 30분 거리로 너무 먼데 이렇게 당번약국으로 등록해 놓고 문을 안 열면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설 연휴 휴일지킴이약국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며 지역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휴일지킴이약국은 휴일에 약국이 돌아가면서 문을 열도록 하는 제도로 2007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강제성이 없어 휴일지킴이약국으로 지정되도 지정된 영업시간을 지키지 않거나, 영업자체를 하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지난 15일 서울 동대문구의 휴일지킴이약국 세 곳을 점검한 결과 이 중 한 곳은 영업을 하지 않았다. 또 다른 한 곳은 휴일지킴이약국 홈페이지에 자정까지 영업한다고 명시해뒀지만 오후 10시가 되자 약국을 정리했다. 해당 약국 약사는 "자정까지 영업을 한다고 했지만 사실상 약사 자유"라며 "설 연휴가 시작돼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고 약국을 찾는 손님도 몇 명 되지 않아 더 이상 열고 있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2012년부터 편의점 등에서도 상비약 구매가 가능해지면서 휴일에 문을 열지 않는 약국이 더욱 늘어났다. 약사들은 법 개정 이후 휴일지킴이약국 운영이 더욱 부답스러워졌다는 입장이다. 17일 서울 중구의 휴일지킴이약국을 운영 중이던 한 약사는 "병원 인근에 위치한 약국이 아닌 경우 사람들이 찾는 약의 종류는 뻔하다"며 "소화제, 진통제는 편의점에서 똑같이 구할 수 있어 휴일엔 두, 세명만 약국을 찾을 때도 있어 운영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시민들은 휴일지킴이약국을 강제로 시행하자는 의견과 현행처럼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직장인 강모(34)씨는 "있는 제도를 지키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제도를 어길 경우 패널티를 부여하는 등 좀 더 강제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직장인 이모(33)씨는 "진짜 몸이 아픈 경우라면 대부분 병원을 갈 것"이라며 "그 외의 경우엔 편의점에서 대부분의 상비약을 구매할 수 있어 휴일 약국 운영을 강제하는 것은 조금은 과한 것 같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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