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세 아들을 키우는 75세 아버지

제보를 받고 찾아간 곳은 부산광역시의 한 시장. 

매일 같은 모습으로 거리에 나타난다는 두 사람을 찾기 위해서,

부산 시장에 있는 어묵가게 사장에게 말을 건다.

어묵집 사장 : 그분들 여기 있습니다.

건장한 체격의 사내와, 그 옆에서 사내의 식사를 도와주고 계시는 한 할아버지

직접 손으로 어묵을 먹여주고 계신다.

제작진 : "혼자서 못먹어요?"

노인 : "네, 혼자서 못 먹어요"

노인 : "정신 연령이 1~2살 밖에 안 돼요"

사내의 이름은 '강명수'

2013년 당시 나이는 25세였다,

제작진 : "손자분이세요?"

노인 : "아들"

제작진 : "네?????"

아버지의 이름은 "강행효"

2013년 당시 75세였다.

50살 가량에 아들을 가진 셈.

시민1 : "아버지가 평생 희생했다고 봐야죠. 혼자서 매일 오토바이 태워서"

시민2 :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명절 때도 찾아다니고 그랬어요."

몸이 불편한 아들을 데리고 매일 어묵가게을 찾아온다는 아버지.

어묵가게에서 아들을 먹인 후, 항상 마트에 들린다.

아들은 강박증이 있어서 이러한 어묵집 ->슈퍼마켓 경로를 고집하기 때문이다.

도착하자 마자, 지정석에 앉는 것도 아들 명수씨의 정해진 경로이다.

자동차가 아닌, 오토바이로 이동하기 때문에

차가워진 아들의 얼굴을 커피잔으로 녹이는 아버지.

오토바이 부자의 집

외출한 후, 집으로 돌아와서 아들의 옷을 갈아입힌다.

근데 멀리서 눈에 띄는 신체부위

가슴 정 중앙에 위치한 흉터자국.

제작진 : "가슴에 큰 흉터가 있네요?"

아버지 : "3살 때 생긴 것입니다"

제작진 : "3살 때요?"

아버지 : "20년도 더 전입니다(1990년대 초). 심장 판막증만 있는 줄 알고 수술을 시작했는데,

가슴을 열고 보니까 폐에도 이상이 있어서요."

늦은 나이에 아들을 얻은 기쁨은 잠시였다.

생사를 넘나드는 수술 뒤에 청천 병력 같은 진단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아버지 : "(의사가) 몽골병(다운증후군)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20년 전에 몽골병이 무슨 병인지 알 수가 있어야죠. 처음 들어봤는데.."

아들이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감당 못한 아내가 집을 떠난 것도 그 때였다.

그 뒤,

무려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아버지는 아들을 포기하지 않고 혼자서 애지중지 길렀다.

아버지 : "명수 한번 묵고"

아들 : "쩝쩝"

아버지 : "아빠 한번 묵고"

아버지 : "잘 먹고 삼키는지, 그냥 먹지 않고 삼키는지 보고 있어요.

잘 먹지 않고 넘기면 쉽게 체하기 때문이에요." 

이러한 아버지의 보살핌에도 불구하고,

아들은 심장질환 등의 다운증후군 합병증으로 인해,

나이가 들면서 점차 쇠약해 지고 있다.

사실 장애인 보호 시설 입소를 권유받은 적도 많았지만,

아버지 : "(장애인 보호시설 입소) 각서를 보여주더라고요.

(그 사람들이) 다 써서 가져와서 내용을 보여주니까"

아버지 : "죽어도 상관없고, 어떠한 사고가 발생해도 이의를 제기하지 마라"

아버지 : "읽어보니까 정말 말도 안 되는 각서더라니까요."

이러한 아버지의 책임감과, 변함없는 보살핌 덕분에

다운증후군 합병증으로 인해 20살을 넘기지 못할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벌써 25살이 된 아들.

이렇게 소중히 여기는 아들이

남겨져서 고생하는 것이 걱정이 되는 아버지의 소원은

아들보다 단 하루만 더 사는 것.

아들이 책 한권을 유심히 보고 있다.

그의 시선을 붙들고 있는 것은 '짱구는 못말려' 만화책.

제작진 : "그거 뭐에요?"

아들 : "책"

제작진 : "명수씨 책(도) 볼 수 있어요?"

아들 : "ㅇㅇ"

1~2살 지능도 되지 않은 명수씨가 책을 볼 수 있었던 이유는,

아버지가 매일 오토바이를 태우고 

데리고 다니면서 글을 가르쳤기 때문이다.

그런 생활이 쉽지만은 않지만 뿌듯한 아버지.

제작진 : "명수씨 아빠 좋아요?"

아들 : "(끄덕)"

제작진 : "얼마큼 좋아요?"

아들 : "이만큼 좋아요"

다음날, 아들을 데리고 또 다시 어묵집을 나선다.

아들을 자리에 앉히고,

여느 때와 같이 직접 손으로  아들을 먹인다.

아버지 : "(툭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