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날이 막막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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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9.1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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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앞두고 마음이 싱숭생숭하고 더 힘든거 같아요

 

이야기가 길어요

 

저는 29살이고 미숙아로 태어나서 미숙아망막증에 안좋은 시력을 가지고 있어요 약시라 렌즈나 안경 껴도 안보여요

미숙아망막증은 저는 상대방을 똑바고 쳐다보지만 제눈은 다른 곳을 향해 있기때문에 상대방 입장에선 자기를 안보고 다른곳을 보고 있는것 처럼 보여요 아이컨택 불가 그리고 시력은 한쪽은 0.1 다른쪽은 실명은 아니지만 거의 안보여서 모니터나 핸드론을 눈앞에 바짝 대고 보고 제 발톱도 잘 안보여서 발톱을 제대로 못깍는정도? 카페에 카운터 뒷쪽 벽에 붙은 메뉴판 못읽고 사람많은 곳이나 교차로 건널때 시야가 좁아서 사람들이랑 부딫치는 경우도 많고 면허도 못따요

그래서 학교다늘때 항상 남자애들이 놀리고 괴롭혀서 성격도 내성적이고 처음 사람만나는걸 매우 꺼려해요

 

성인이 되고나서 첫 알바를 편의점에서 했는데 저는 포스기를 보고 계산 하고 있는데 손님이 옆에 뭐 있냐고 왜자구 옆을보냐고 그러고 사람이 말하는데 자꾸 어디보냐고 그러고 카운터에서 멀리 있는 진열대 앞에서 음료수 들고 이거 무료증정이예요? 물어보는데 제가 다른데보면서 말하니까 기분나쁘다고 음료수 탁 던져놓고 그대로 가게 나가는 손님 등등 제눈만 멀쩡했으면  안격어도 되는 일을 격으니 속상해서 집에서 몰래 울고

 

알바 면접도 많이 떨어지고 겨우 붙은 곳에서는 새로 오픈하는 직영점 매장이라 제가 일할때 본사직원도 같이 있었는데

얼마뒤에 점장님이 전화와서는 본사직원이 멀정한 애들 많은데 왜 하필 저런애를 쓰냐고 짜르라 했다고 얘기해서 짤리고

그 이후로도 다른  알바에서 손님을 안쳐봐서 손님이 불괘해 한다 컴플레인 들어온다며 매번 그런 이유로 짤리고

 

뭔가 배워 볼려도 학원을 가도 칠판이 안보이고 컴퓨터를 배울려고 해도 앞에 스크린이 안보이니 한번 놓치면 그 뒤로는

아예 못따라가고 배우고 싶어도 제대로 배울수가 없어요 인강으로는 자격증 몇개는 따지만 더 깊게 가기엔 한계가 있고

 

그리고 회사 면접도 많이 떨어졌지만 최근에 본 면접에서 제가 먼저 들어가있고 사장님이 나중에 들어오는데 의자에

앉기도 전에 제 얼굴 보자마자 한 첫질문이 앞이 잘보이냐는 거였어요 수많은 면접을 봤지만 보자마자 대놓고 그런 질문을 한사람도 처음 이였고 제 얼굴을 보자마자 눈이 안좋은게 바로 티가 난다는걸 이번에 처음 알게되었네요

 

부모님이 알면 마음 아프니까 최대한 안울려고 하는데도 엄마 목소리만 들어도 울컥해서 방문닫고 소리안내고  숨죽여 우는데도 엄마는 어찌 알고 또 들어오시는지 엄마도 울고 요즘 몸 튼튼한 사람도 취직하기 힘든세상인데 엄마는 어차피 기대 안했다고 취직하는거에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하시는데  평생 부모님한테 기대서 살수도 없고 너무 막막해요

 

29살에 할줄아는 것도 없고  경력도 직업도, 모아둔 돈도 없고 남친도 없고 제 인생이 너무 밑바닥이예요 더이상 내려갈

곳도 없어요 사는 의미도 재미도 없네요

 

혹시 주위에 저랑 눈 비슷한 사람 안계시나요?? 그분들은 어떻게 사회생활 하는지 궁금한데

 

분명히 엊그제 20살이였던거 같은데 정신차려보니 29이네요 시간 참 빨라요

일단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1990년생 분들 서른 앞두고 다들 이런저런 생각 걱정이 많으실텐데

저 같은 사람도 살고 있으니 다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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